큰 수의 법칙
나 같은 직장인들은 월급 날인 25일이 항상 기다려진다. 하지만 카드값, 전세대출금, 보험료, 적금으로 월급이 통장을 스쳐가면 번뜩 생각 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로또 (Lottery)'다. 로또의 당첨금은 대략 27억! 인생은 바꾸진 못해도 퇴사는 할 수 있을 정도 금액이다. 그런데 가끔씩 로또 당첨자들의 기사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판매 마감 시간인 토요일 저녁 8시 직전이나 마감 한 시간 전에구입 했다는 기사들이다.
로또809회당첨번호에 27억 당첨자들 공통점? “마감 1시간 전 구매”
http://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36472
이런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토요일 저녁 7시까지 기다릴까 고민한다. 동네에 1등 당첨자가 무려 4번이나 나온 명당도 있어 그곳을 가야만 할 것같기도 하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해본 사람들이 많은 건지, 까먹고 이제서야 사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아니면 대박집이라 사람이 문전성시인건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내 차례가 돌아오면 늘 그렇듯 자동 1만원을 사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내가 만약 1등이 되면 회사를 그만 둘까? 아니다. 요즘 10억으로는 섣불리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다. 그렇다면 대출을 받아서 건물을 사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티비를 켜고 로또 당첨번호를 살펴본다. 항상 그렇듯 허리를 곧추세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도 맞지 않은 로또를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대체 왜 이렇게 로또 당첨이 어려운지. 로또 당첨확률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보자. 먼저 검색 사이트에 '로또 당첨되는 법'을 검색하니 수십 개의 로또 분석(?) 사이트가 내 뱃살처럼 주르륵 쏟아져 나온다.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당첨 확률이 높은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당첨된 번호를 분석한 그래프까지 나온다.
예를 들어 807회까지 당첨 번호 중 27번이 가장 많이 나왔다. 총 145회가 나왔고 가장 적게 나온 번호는 9로 99회 나왔다. 이런 분석으로 과연 로또에 당첨될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까? 가장 많이 나오고 적게 나온 숫자는 나올 확률이 낮으니 뺀 나머지 숫자에 베팅을 하면 당첨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식의 접근 방법으로는 평생 당첨될 일은 없다. 이는 '큰 수의 법칙'의 때문이다. 큰 수의 법친이랑 동전 던지기와 같은 실험을 무한히 하면 수학적 확률에 접근한다는 논리다. 예를 들어 동전을 1000번을 던지게 되면 평균적으로 앞과 뒤가 나올 확률이 1/2에 가까워 진다는 것이다.
로또에서 하나의 번호가 당첨 번호에 속할 확률은 이론적으로 6/45, 약 13.3%이다. 위의 논리로 27번과 9번이 나올 확률을 구해보면 27번은 18%, 9번은 12.2%인데, 큰수의 법칙에 따르면 27번이 나올 확률이 13.3%가 되려면 한동안 당첨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9번은 자주 당첨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큰 함정이 있다. 모든 번호의 로또 당첨 확률은 같다는 사실이다. 확률은 이전의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27번이 당첨될 확률과 9번이 당첨될 확률은 항상 6/45인 것이다. 따라서 각 번호는 100번 연속으로 나올수도 반대로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로또 당첨을 높이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게 있었다면 수학자들은 이미 부자가 됐을 것이다. 그럴싸한 데이터 분석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같은 로또 분석 사이트는 결국 얕은 눈속임에 불과한것이다. 로또는 그저 당첨되면 무엇을 할 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아래 기사를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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